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2일 이해찬 전 대표를 만나 격화하고 있는 당내 공천 갈등 상황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을 만나 공천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 조치도 약속받았다. 공천 내홍이 심화되는 상황에 사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재명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2인자인 홍 원내대표가 위기 타개책 마련을 위해 직접 뛰어든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의 모처에서 이 전 대표와 만나 1시간가량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홍 원내대표가 먼저 이 전 대표에게 뵙자고 연락이 왔다"고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2020년 이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김태년 의원도 배석했다.
홍 원내대표가 이 전 대표를 찾은 것은 최근 격화하고 있는 당내 공천 갈등을 위한 조정이나 해법을 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 공천 시스템을 설계한 이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 압승의 경험이 있다. 지난 대선 때도 이재명 대표 캠프의 사실상 좌장 역할을 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유력한 선거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공천 논란의 성토장이 된 의원총회를 마친 후 임 위원장을 만났다. 공천 재심사를 청구한 의원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공관위가 세부 평가 내역을 공개하는 내용을 임 위원장으로부터 확약받았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의총장에서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자 △재심 청구 시 점수 공개 △여론조사 진상조사 △문제가 된 여론조사 기관 제외 등의 조치를 약속했다.
그간 불거진 공천 갈등에 최대한 자중하던 홍 원내대표가 적극적인 행보로 선회한 것은 이 대표의 침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천과 관련해 제기된 내부 반발이나 일부 보도에 이 대표를 대신해 임 위원장이 진화에 나섰지만, 외부인사라는 점에서 갈등을 진화하는 데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대로 당 상황을 방치할 경우 선거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홍 원내대표가 직접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도 "하나가 돼도 모자랄 시점에 도리어 민주당이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있어서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