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람다'에 투자한다. AI 사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GPU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SKT는 21일 "AI DC 사업 본격 추진을 위한 첫 번째 글로벌 행보로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양측의 합의로 공개되지 않았다.
람다는 생성형 AI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빌려서 이용할 수 있게 서버를 운영하고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GPU와 고속 컴퓨팅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가 GPU 물량을 밀어주는 '특별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져 있다.
람다가 뜨거운 스타트업으로 떠오른 것은 'AI 반도체 품귀 현상'의 한 단면이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대형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자체 AI칩 개발에 나서며 잠재적 경쟁 관계가 되자 그 대안으로 람다와 코어위브 같은 작은 기업들을 적극 도우며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이렇게 해서 보유 GPU 물량을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람다는 최근 3억2,000만 달러(약 4,3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SKT가 여기에 합류한 것이다.
두 회사는 어떻게 협업할지를 아직 협의 중이지만 SKT 역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술 개발을 위한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번 투자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람다가 한국에서 AI 개발용 클라우드를 활용할 새 고객사를 확보할 때 SKT의 협력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해외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2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동남아시아 내 사업자와 협의를 진행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가능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T는 인프라를 포함한 AI 관련 역량을 꾸준히 키워 한국과 글로벌 AI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