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교권을 되살려 학생 인권의 균형과 조화를 이뤄 내겠습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취임 직후 '교육인권증진 조례'를 제정했다. 무너진 교권을 되살린다는 취지다. 학생 인권 보호에 국한된 학생인권조례에 더해 교사, 교직원, 학부모의 인권 보호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전국 첫 사례다. 서 교육감은 20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인권조례가 단순히 상징적 조치로만 남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작년 신설된 '교권보호팀'과 '교권보호관'을 활용, 더욱 두터운 교권 보호에 나선다는 각오다.
- 올해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출범했다. 무엇이 달라지나.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전북교육의 '자치권'이 선포됐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실질적인 변화로는 학교 운영과 교육과정의 자율권이 확대되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 전북에서 교육특례 4개가 통과했다. 내용은.
"초·중등교육에 관한 특례는 통합운영학교의 시설‧설비기준과 교직원 배치기준 등을 도 조례로 정할 수 있어, 전북의 상황에 맞는 통합학교 운영이 가능하다. 유아교육에 관한 특례는 유치원의 설립기준, 학급편성, 학기, 방과후교육과정 등을 도조례로 정해 운영할 수 있다. 조항 4개에는 유아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등 40여 개의 법률 조항을 품고 있다. 중앙정부 권한을 교육감이 도 조례로 정할 수 있게 된 것은 교육 자치권 확보 차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 2024년 전북교육 10대 과제를 꼽는다면.
"가장 간절한 문제는 인구 유출이다. 학생 유출을 막겠다. 교육력을 높아야 한다. 이를 위해 올해는 AI 기반의 미래 교실 구축, 디지털 수업 역량 강화, 수업 중심의 학교문화 조성, 학력신장과 진로진학 교육 활성화, IB 프로그램 확산, 지역특화 특성화고 육성, 모두를 위한 특수교육, 학생 해외연수 고도화, 전북형 늘봄학교 시행, 지역과 함께하는 미래교육을 추진하겠다."
- 그간 기초학력 신장을 많이 강조해왔는데.
"지난해 우리 아이들의 기초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교육청, 교육지원청, 학교가 모두 노력했다.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는 참담했다. 학교 불문, 학년 불문, 반 불문 3~20% 기초학력 미달로 이는 고교를 졸업해도 구구단도 못 외우는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말 향상도 평가를 한 결과는 매우 희망적이었다.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초등 2/3, 중‧고등 각 1/3 줄어들었다. 올해는 기초학력을 넘어 기본학력까지 신장시키는 해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북에서 시행하지 않고 있던 초등 4~6학년을 대상으로 총괄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토대로 정규수업, 방과후 지도, 학습 관리 등 체계적으로 학습을 지원하겠다.”
- 학생 해외 연수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2023년 초·중·고생 2,500명 학생을 14개 국가에서 연수를 시켰는데 사전에 안전 교육을 철저히 시킨 결과 사고가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거의 100%에 가까워졌다. 올해에도 2,900명 학생을 해외에 연수시킬 예정이다."
- 전국 최초 교육인권조례가 화제다. 올해 교권보호 정책이 있다면.
"교육감에 취임한 후 전국 최초로 교육인권조례를 제정해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인권까지 모두 보호토록 했다. 학생인권센터를 교육인권센터로 바꿔 역시 학생과 교직원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쪽으로 이미 개편했다. 학교의 민원은 학교장이 책임지는 '학교장 책임제'를 하고 있고,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지원단과 법률지원단을 현재 운영하고 있다. 또 교육활동 회복 멘토단까지 운영하고 있다. 교원들에게는 원래의 자기 전화번호가 아닌 안심번호를 제공을 해서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고 민원상담실을 별도로 마련해서 녹화 시설까지 갖춰서 운영하고 있다."
-교육발전특구 추진 상황은.
"교육발전 특구의 취지는 지역마다 다른 교육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참여했는데 유치원부터 초‧중‧고‧대학, 일자리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조성해서 젊은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두 달 동안 도교육청과 14개 교육지원청, 전북도청과 14개 시군자치단체, 대학·기업들이 만나서 교육 현안 과제를 같이 해법을 모색한 바 있다. 이제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한 상태다. 1차적으로는 5개 지자체가 참여 했는데 2차에는 모든 지자체가 참여할 예정이다."
- 교육철학을 자평한다면.
"첫 번째는 학생 중심이다. 학생의 미래를 위해서 그 정책을 입안하고 또 시행을 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실력과 바른 인성을 키워서 아이들의 미래를 활짝 열어주는 것이다. 무너진 전북을 교육으로 살리고 또 전북 교육을 우뚝 세우겠다. 학생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권이 존중돼야 한다. 교권이 흔들리면 수업도 또 학생 지도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