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박물관, 최초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 목판본 프랑스 소장 확인

입력
2024.02.19 15:10
조선주재 프랑스 공사관 수집, '콜레주 드 프랑스' 소장
예천박물관 소장 목판으로 인쇄한 목판본


예천군은 예천박물관에 소장된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보물 제878호 '대동운부군옥' 목판으로 인쇄한 목판본이 유명 고등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 소장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예천박물관에 따르면 대동운부군옥은 예천출신이자 조선시대 문인인 권문해가 선조 22년(1589년)에 총 20권 20책으로 편찬한 백과사전이다. 예천박물관에 목판과 목판본, 필사본을 소장 중인데 프랑스에서도 목판본이 발견된 것이다.

예천박물관은 오는 4월 초간종택 유물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자료조사하는 과정에 대동운부군옥이 콜레주 드 프랑스에 보관된 사실을 재확인했다.

1530년 설립된 콜레주 드 프랑스는 콜레주교수단과 프랑스 학사원의 추천을 받아 국가원수가 임명하는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강의하는 학술기관이다. 지난해 12월 고려대 한국사학과 박대재 교수가 새로운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발견하면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은 1890년 조선 주재 프랑스 공사관에서 근무했던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이 조선의 고서 현황을 정리하면서 수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저술 '한국서지'에서 한국 최고의 서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쿠랑은 한국의 인쇄술을 극찬하면서 '직지심체요절'을 가장 흥미로운 자료로 꼽았고, 대동운부군옥은 당대까지 저술된 다른 서적들을 완벽하게 소개한 책으로 한국 서적 연구에 많은 참고가 됐다고 밝혔다.

예천박물관은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이 프랑스 외에도 일본 황실의 문서나 자료 등을 관리하는 궁내청 서릉부와 일본 국립공문서관인 내각문고 등에 소장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예천박물관 관계자는 "한말 프랑스 외교관이 주목했고, 일제 강점기 조선 3대 천재로 불렸던 최남선이 1913년 재간행을 시도할 만큼 유명세를 지닌 책이지만 그동안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올해는 학술연구 등을 통해 국보 승격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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