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바이오캠퍼스)을 찾아 새 공장 건설 현장과 기존 생산 라인을 살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냈는데 이 회장은 올해 첫 국내 사업장 방문지를 이곳으로 정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이날 오후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방문해 5공장을 비롯한 제2캠퍼스 건설 현장과 제1캠퍼스 4공장의 생산 시설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 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보고 받고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더 높은 곳을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 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 만인 지난해 3조7,000억 원으로 12배 성장했다. 공격적 투자로 2022년 생산 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제1캠퍼스의 1~4 공장을 완공했고, 2032년까지 7조5,000억 원을 들여 제2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제2캠퍼스에는 5~8 공장이 들어서는데 뼈대를 올린 5공장은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최근 '삼성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4년 전 분식 회계·임원 횡령 혐의 수사 때는 경제면보다 사회면에 더 자주 소개됐다. 2019년 5월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이 바이오캠퍼스 공장 마룻바닥을 뜯고 수십 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재경팀 공용 서버와 노트북 등을 무더기로 찾아냈을 때 세간의 구설에 올랐다.
이 회장과 삼성그룹 임원 13명은 5일 부당합병·분식 회계 혐의에 관한 1심 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 재판과 별도로 진행한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직스 대표, 안모 전 부사장 등에 대한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 회장 방문 이틀 전인 14일이다. 이 회장에 판결을 내렸던 재판부가 김 전 대표 재판도 맡았는데 함께 기소됐던 김동중 삼성바이오 부사장의 증거인멸교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한편 사법 리스크를 던 이 회장은 국내외 현장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1심 판결 다음 날인 6일 해외 출장길에 올라 11일까지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현지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 13일 검찰이 부당합병‧부정회계 판결에 항소하면서 2심을 이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