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32)를 검찰에 송치했다. 황씨의 변호인도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및 소지 혐의로 황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황씨 변호인에 대해서도 비밀누설(신상공개)혐의를 적용해 함께 송치했다.
황씨는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을 상대 의사에 반해 촬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6월 본인과 여성들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한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했는데,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황씨의 불법촬영 정황을 포착해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촬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몰래한 촬영이 아니고, 상대방의 명시적 거부도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와 변호인은 피해자 신상을 공개해 2차 가해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낸 입장문에서 "상대 여성은 방송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현재 결혼까지 했다"면서 피해자 정보 일부를 공개했다. 성폭력처벌법은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해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의 공개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있다.
황씨 측은 전날 "경찰이 압수수색 정보를 브로커에게 유출했다"며 수사관 기피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 출국금지 조치와 관련해 기피신청서를 낸 데 이어 두 번째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26일 정보유출 의혹을 전달받아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