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 찬성한다면서도 필수 의료 기피 현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의료개혁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6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우선 의사가 더 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선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증원만 하고 (필수 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10년 후엔 매년 서울에서 2,000개의 피부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06년부터 19년째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85명으로 2,000명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의료계의 주요 문제를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첫 번째로 큰 문제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충분한 의료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의사 과학자’가 필요하다. 직접 환자를 진료하기보단 병의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 방법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그런 의사 과학자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세 번째로는 지방 의료 부족을 짚었다. 안 의원은 "이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와 재정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나서 '우리가 이 정도 의사가 부족하니까 더 늘리겠다'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필수 의료 인력을 정확히 계산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 의원은 필수 의료 인력난에 대해선 "현재 인력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수가가 굉장히 낮다"며 "일에 비해 수가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의료인이 지는) 법적인 책임이 과하다"며 "예를 들어 길 가다 갑자기 어떤 분이 쓰러지셨는데, 그분을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치료했는데 돌아가셨다고 치료한 사람을 감옥에 집어넣으면 안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이 의대 증원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을 경고한 데 대해선 "지금이라도 정부가 대화의 창구를 열고 기간을 정하고,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겠다’, ‘어느 정도 재원을 확보해 여기 투자하겠다’ 이런 의지를 보여주며 서로 타협하는 자세가 국민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발표에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은 집단 휴진, 파업 등 단체행동을 예고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집단행동에 대비해 7일 17개 시도 보건국장 회의를 열고 비상 진료체계를 점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