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2023년 매출이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줄었다. 본업인 통신과 신사업이 두루 성장했음에도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 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거대 인공지능(AI) '익시젠'을 앞세워 디지털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7일 이 회사가 공개한 2023년 실적을 보면 LG유플러스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4조3,726억 원, 영업이익 9,980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7% 감소해 1조 원 이하로 내려갔다.
LG유플러스 측은 "전기 요금 인상과 사이버 보안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개인정보 유출과 인터넷 장애 등을 겪으며 사이버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지난해 설비 투자에 2조5,140억 원을 썼다. 2022년보다 3.9% 늘어난 액수다.
회사는 매출 자체는 통신업과 신사업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사업 매출이 2%, 유선과 인터넷(IP)TV를 포함한 스마트홈 사업 매출이 2.3% 늘었다. 데이터센터와 스마트모빌리티, AI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 매출은 7.4% 늘었다.
특히 전체 무선 통신 가입회선 수가 2,509만 개로 전년 대비 26.1% 증가, KT를 앞선 것에 의미를 뒀다. 이재원 LG유플러스 디지털혁신그룹장은 이날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이동통신(MNO) 가입 회선이 크게 늘어 그동안 깨어지지 않던 통신3사 점유율에 처음으로 변화를 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휴대폰 가입자 수가 줄어든 가운데 알뜰폰(MVNO)과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크게 늘어난 덕택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통신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AI를 전 사업 영역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이나 KT처럼 AI 관련 전 분야에 투자하는 '풀스택' 대신 진행 중인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통신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화한 초거대 AI 모델 익시젠을 개발했으며 AI 허위 정보를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10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는 디지털 혁신 역량 강화와 플랫폼 사업 확대에 집중해 시장에 LG유플러스의 신성장 동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