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북한 정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접경지 도발과 무인기 침투, 가짜뉴스, 사이버 공격, 후방 교란 등 선거 개입을 위한 여러 도발이 예상된다"며 북한의 4월 총선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57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며 "연초부터 북한 정권은 미사일 발사, 서해상 포격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안보상황 점검 배경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민족 개념을 부정한 데 이어 대한민국을 교전 상대국이자 주적으로 못 박았다"며 "이런 행위 자체가 반민족ㆍ반통일이며 역사에 역행하는 도발이고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김정은 정권을 향해선 "상식적인 정권이라면 핵을 포기하고 주민들이 살길을 찾겠지만, 북한 정권은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4월 총선 개입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의 핵심인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며 "북한 정권은 지난 7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붕괴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고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는 해에는 늘 사회 교란과 심리전, 그리고 도발을 감행해 왔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안보를 전통적인 개념인 ‘국토 방위ㆍ국민 안전 수호’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을 지키는 것’으로 확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은 거의 모든 국민 생활이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는 시대"라며 "사이버 공격이 국가 기능과 국민 일상을 한순간에 마비시킬 수 있고, 가짜 뉴스와 허위 선전 선동으로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적 침투ㆍ도발 등 국가안보 위협상황에 대비해 민ㆍ관ㆍ군ㆍ경의 주요 직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가통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발전 대책을 논의한다. 이날도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국가정보원, 각 군,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등의 주요 담당자와 민간 전문가 등 17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제56차 중앙통합방위회의를 7년 만에 직접 주재한 윤 대통령은 올해도 이런 기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