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첫방] '닥터슬럼프', 박신혜·박형식, 11년 만 재회 어땠나

입력
2024.01.28 10:50
지난 27일 첫 방송된 JTBC '닥터슬럼프'
박신혜·박형식, '상속자들' 이후 11년 만 재회

박신혜와 박형식의 주연작 '닥터슬럼프'가 로맨틱 장르 부활을 이끌어낼까.

지난 27일 JTBC '닥터슬럼프'가 첫 방송됐다. '닥터슬럼프'는 인생 상승 곡선만을 달리다 브레이크 제대로 걸린 여정우(박형식)와 남하늘(박신혜)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방송에서는 의사 가운을 걸친 남하늘이 복통으로 횡단보도에서 쓰러졌고 이 앞으로 대형 트럭이 나타나며 위기가 고조됐다. 같은 시간 여정우는 의료 사고를 냈고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곳에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겪게 됐다. 과거 수능을 앞둔 두 사람은 서울과 부산, 모의고사 전국 1등을 차지, 주변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남하늘과 모친은 남편의 죽음 후 시댁의 핍박으로 서울행을 결심했다. 서울로 전학 온 남하늘은 여정우와 같은 반이 됐고 서로를 의식했다.

여정우와 남하늘은 1등의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 하지만 한국대 의대에 간 것은 여정우 뿐이었고 남하늘은 수능을 망치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었다. 여정우는 해외 의료 봉사 다큐멘터리 출연과 화장품 론칭, 병원들을 거느리는 셀럽 의사가 됐다. 이후 여정우는 마카오 카지노 상속녀의 얼굴 윤곽 수술을 집도하던 도중 환자가 과다 출혈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술실 CCTV 고장과 항응고제 지문 등 상황은 여정우에게 불리하게 돌아갔고 결국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처지까지 갔다.

마취과 의사가 된 남하늘은 급성 담낭염과 우울증과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었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에 서게 된 여정우 남하늘은 한 옥상에서 마주치게 됐다. 여정우는 "그 시절 내가 좋아했던 소녀"라고 남하늘을 떠올렸고 남하늘은 "그 시절 내가 멱살 잡고 싶던 소년"이라고 회상했다.

인생의 암흑기 선 주인공들

작품의 두 주인공은 가장 빛나던 시기와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다. 이 과정에서 우울증과 번아웃, 슬럼프 등 각자의 이유로 인생의 암흑기를 선 남하늘과 여정우가 서로에게 힐링이 되는 과정이 '닥터슬럼프'의 주 골자다. 아직까지 풀리지 않았지만 부산에서 엄마와 함께 상경해 앞만 보고 달렸던 남하늘의 서사 역시 빠르게 풀릴 것으로 보인다.

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된 시점까지 아역 없이 직접 연기한 박형식과 박신혜의 캐릭터 싱크로율도 눈길을 끈다. 먼저 박신혜는 2021년 JTBC 드라마 '시지프스'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출산 후 육아에 전념하던 박신혜는 '닥터슬럼프'로 여전히 그가 건재함을 알렸다. 앞서 박신혜는 "연기할 때의 마음가짐이 같기 때문에 달라진 것이 없다"라고 제작발표회에 밝힐 만큼 높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속자들' 이후 '힘쎈여자 도봉순' '해피니스' '슈츠' '사운드트랙' 등 다양한 작품으로 경험과 실력을 쌓은 박형식은 이번 작품에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밸런스로 연기하는 중이다. 슈퍼스타에서 한순간 추락한 의사 캐릭터를 입으면서 과거 '로코킹'의 타이틀을 다시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닥터슬럼프' 1회는 유료가구 4.1%를 기록했다. 전작 '웰컴투 삼달리' 마지막 회 12.4%보다 많이 하락한 수치다. 특히 '밤에 피는 꽃' '고려거란전쟁' '재벌X형사' '세작' 등 주말극 대전이 치열하게 벌어진 가운데 '닥터슬럼프'의 행보가 궁금증을 모으는 중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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