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로 4월 총선에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제3지대 세력들의 ‘소(小)통합’이 시작됐다.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의 한국의희망이 24일 합당을 선언했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도하는 새로운미래(가칭)와 민주당 탈당파가 주도하는 미래대연합(가칭)도 이르면 주말쯤 합당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제3지대 인사들로부터 총선 출마 요구를 받고 있는 이 전 대표도 통합의 불씨를 키우기 위해 불출마 의사를 재고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와 양 대표는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했다. 당명은 개혁신당으로, 당 슬로건은 ‘한국의희망’으로 정해 두 정당의 가치를 통합했다. 이들은 "우리는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며 “개혁신당이 한국의희망이고, 한국의희망이 개혁신당”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①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첨단산업벨트 ‘K-네옴시티’ 건설과 ②첨단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뉴 히어로 프로젝트’ ③과학기술부총리 신설 등 3가지 정책 공약도 함께 내놓았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정책협의를 해 오고 이견을 조율한 한국의희망과 먼저 한 발짝 내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실무 협의를 통해 합당 구조에 대해선 곧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희망 창당 멤버인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른 정치와 다른 정당을 꿈꾸며 한국의희망을 창당했으나 우리가 극복하려고 했던 과거의 정치 습관인 합당으로 그 꿈은 잠시 멈추게 되었다"며 탈당 소식을 전했다.
이날 통합한 개혁신당에 이어 민주당 탈당파인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도 이번 주 내 통합을 가시화하면서 빅텐트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은 27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예정된 새로운미래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전후로 통합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열린 두 번째 창준위 회의에서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함께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미래대연합에 제안했고, 미래대연합 관계자 역시 “25일로 예정됐던 광주시당 창당대회 일정을 접은 상태”라면서 “(동행을 두고) 막바지 의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요일까지 예정된 창당 일정은 각자 소화하되 민주당 텃밭에서 상징적으로 함께 손을 들어올리는 모습이 유력하다.
제3지대 통합이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총선 불출마를 고집했던 이 전 대표도 출마 여지를 열어두고, 정치적 고향인 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이원욱 의원 등이 제시한 ‘이낙연 등판론’에 화답하는 동시에 민주당 탈당에 따른 ‘배신자’ 꼬리표를 지우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21일 ‘호남 민생투어’에서 동지들의 출마 요구에 대해 “‘주의 깊게 듣고 있다’ 정도로 말씀 드리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그는 이날 광주지역 언론인과 간담회를 열고, 남광주시장을 찾아 민심을 살폈다. 광주시당 창당대회까지 포함하면 일주일에 세 차례나 광주를 찾는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마) 시기를 정해 놓고 할 수 없지만 너무 늦어서 광주시민께 혼란을 주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것”이라며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