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37명 '성착취물' 만든 20대 남성, 징역 10년

입력
2024.01.24 15:20
군 복무 중 SNS로 접근해 꾀어
법원 "수법 등 죄질 매우 나빠"

군 복무 중 제작한 다수의 미성년자 성(性)착취물을 돈벌이로 삼은 2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을 보호해야 할 성인의 책무를 저버린 피고인을 매섭게 질책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부장 김승정)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성착취물제작 및 배포 등)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24)씨에게 전날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5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김씨는 군 복무를 하던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접촉한 미성년자 37명의 성착취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미성년자에게 접근해 "사진을 보내면 돈을 주겠다"면서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과 영상을 전송하라고 꾀었다. 그렇게 받아낸 사진과 영상물은 피해자를 협박하는 데 쓰였고, 김씨는 또 다른 성착취물 제작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음란한 내용의 메시지를 전송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등 성적 학대도 일삼았다. 김씨와 직접 만나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도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수법과 경위, 기간, 횟수, 피해자들의 수와 나이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질타했다. 이어 "성인으로서 아동·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이끌 사회적 책무가 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성적 욕구의 대상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고 꾸짖었다.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위해 공탁한 각 500만~1,000만 원의 돈도 유리한 양형 조건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혔고 △피해 회복을 위해 충분한 금액이 아니라는 점 등을 사유로 제시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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