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24일 공개할 신곡 제목을 '러브 윈즈'(Love wins)에서 '러브 윈즈 올'(Love wins all)로 바꾼다. 성소수자들이 인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해 온 러브 윈즈란 약자의 슬로건을 함부로 갖다 써 그 의미를 퇴색했다는 비판을 받은 뒤 내린 조치다.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는 19일 입장문을 내 "기존 제목으로 인해 중요한 메시지가 흐려질 것이라는 의견을 수용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두를 더욱 존중하고 응원하고자 한다"고 제목 변경 이유를 밝혔다. 아이유는 이날부터 변경된 제목으로 신곡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 논란은 아이유가 방탄소년단 멤버 뷔와 마주 앉은 모습이 담긴 포스터에 러브 윈즈란 문구가 쓰이면서 불거졌다. 신곡이 이성 간 사랑을 담은 노래로 비쳐 문구가 부적절한 곳에 사용됐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성소수자들이 제목을 문제 삼은 배경은 이렇다. 곡 제목인 '러브 윈스'는 2015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을 때 성소수자들이 슬로건으로 사용됐던 문구다. 2016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벌어진 나이트클럽에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을 때 희생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의미로 쓰였다. 이렇게 성소수자 권리 옹호 및 성평등 관련 행사에서 쓰였던 문구가 그 맥락과 상관없는 곳에 쓰이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게 아이유의 신곡 제목을 두고 논란이 인 이유다.
논란의 불길은 아이유가 전날인 18일 자필로 쓴 신곡 소개 글을 공개한 뒤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글에서 아이유는 "누군가는 지금을 대혐오의 시대라 한다. 분명 사랑이 만연한 때는 아닌 듯하다. 사랑에게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 사랑하기를 방해하는 세상에서 끝까지 사랑하려 애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며 "특히 나의 팬들에게 바치는 두 곡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 곡 러브 윈스"라고 설명했다. 이 해명을 두고도 일각에선 "팬들을 위한 노래로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강조하는 슬로건을 쓰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곡 제목을 바꾼 아이유 소속사는 "곡의 메시지와 가장 반대되는 지점의 말이 있다면 그건 혐오일 것"이라며 "혐오 없는 세상에서 모든 사랑이 이기기를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고 이 곡의 의미가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