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 언급이 트렌드? 웃음과 무례의 차이

입력
2024.01.23 20:13
'환승연애'가 쏘아올린 공? 
전 연인 언급하는 방송들 증가
"무례하다" VS "솔직하다"

방송인 신동엽과 모델 이소라의 만남이 한동안 화제였다. 이들이 과거를 대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의 칭찬과 응원을 받았다. 이처럼 예능에서 전 애인을 언급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공개 열애를 했던 스타들이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동시에 상대방을 언급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때로는 솔직함을 넘어 무례한 경우도 있어 단순히 예능적으로만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 전부터 '돌싱글즈' '환승연애' 등 전 연인 또는 배우자를 연상하게 만드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떠오르며 금기시 됐던 영역이 풀리기 시작했다. 특히 '환승연애' 시리즈는 신드롬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화제성이 높은 편인데 연예인들의 패러디도 '밈' 확산에 보탬이 됐다. 특히 공개 열애를 하는 연예인들은 민망해하거나, 오히려 당당하게 전 애인을 언급한다. 물론 실명을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긴다.

반면 우려스러운 연출도 즐비하다. 가령 예능 '강심장VS'에서 전현무는 전 연인 한혜진이 회자되자 머쓱하게 웃으면서도 동명이인인 가수 한혜진의 히트곡 '갈색 추억'을 언급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현무는 '마지막 키스'에 대해 "저는 헤어진 지 꽤 돼서 좀 오래됐다"면서 "기사를 봐라. 그때가 마지막이다. 그 이후로는 뭐가 없다"라고 말했다. 전현무와 한혜진은 MBC '나 혼자 산다'에 함께 출연하던 중 연인으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2018년 공개 열애를 시작했으나 이듬해인 2019년 결별했다. 같은 해 KBS 아나운서 선후배로 만난 이혜성과는 3년 만인 2022년 헤어졌다. 두 명과의 공개 열애를 했는데 두 'X'를 모두 예능의 치트키로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한혜진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서 '환승연애' 출연이 가능하다고 언급하긴 했으나 키스와 같은 사적인 영역을 짚진 않았다.

이동건 조윤희의 사례는 상대적으로 깔끔하다. 두 사람의 이혼 소식이 전해진 후 이동건은 예능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해 이혼하게 된 배경을 명확하게 짚으면서도 조윤희를 까내리거나 부연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이혼 전에 모든 것을 정확하게 나누고 헤어졌다"라고 밝히며 혹여나 생길 가짜뉴스 생산을 사전에 방지했다. 또 신동엽과 이소라는 과거의 추억을 아름답게 남기면서 오히려 서로의 앞날을 축복, 훈훈함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이혼 스타'인 이상민과 이혜영은 타인에 의해 언급되는 경우가 더 잦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혜영은 '돌싱글즈'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이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게 됐고 이상민은 '미운 우리 새끼' '아는 형님'에서 다른 이들이 언급을 하는 장면이 더 많다는 것이다.

전 연인을 입에 올리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요즘 세대의 엔터테이너들에겐 지금의 분위기가 더욱 알맞다. 그러나 예의와 품위가 분명히 필요하다. 상대방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태도는 언젠가 자신에게도 돌아올 터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 없이 전 애인을 예능 소재로 언급하고 있는 방송인들이 신동엽과 이소라가 서로를 대하는 자세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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