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불사' '대한민국 초토화' 등 북한의 전쟁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미일 3국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니미츠급인 칼빈슨함이 한반도 인근에서 훈련에 참여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2개월 만이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한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는 15일부터 17일까지 2박 3일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12월 3국 국방당국이 다년간의 3자 훈련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한 후 처음 시행한 훈련이다.
훈련 중심에는 미국 3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함이 있다. 1982년 취역한 칼빈슨함은 배수량 약 10만 톤에 길이 333m, 폭 76.4m로 축구장 3개 크기와 맞먹는 압도적 위용을 과시한다. 최신 스텔스 전투기인 F-35C, FA-18 슈퍼 호넷,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S-3A 대잠수함기 등 약 90대 항공기도 탑재하고 있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군사기지인 셈이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한미일 연합훈련에 비해 2배 가까운 규모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칼빈슨함 외에도 미군 이지스 순양함 등 4척, 우리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구축함 왕건함,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 콩고함 등 2척이 참여했다. 통상적으로는 5척가량이 참여한다. 여기에 우리 해군 헬기까지 동원됐다.
합참은 "북한의 핵·미사일 및 수중 위협에 대한 한미일의 억제·대응능력을 향상하고, 대량살상무기(WMD) 해상운송 차단 등을 위한 3자 간 협력 증진에 중점을 둔 훈련"이라며 "북한의 위협에 3국의 공동 대응 역량과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5일 칼빈슨함을 방문해 훈련상황을 점검한 김명수 합참의장 역시 "한미일 해상훈련은 날로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에 핵심적으로 기여해왔다"며 "다년간 3자 훈련계획에 따라 한미일 공조태세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훈련에 참여한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2척이 '욱일기'를 게양한 것으로 확인됐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군기로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일본 자위대 측은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선박에 욱일기를 일장기와 함께 게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