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이변 없이 압승했다. 2024년 대선 첫 관문을 여유롭게 통과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에게 2위 자리마저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미국 AP통신은 16일 오전 1시 개표율 99%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0% 득표율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득표율 21.2%, 헤일리 전 대사는 19.1%를 각각 얻었다. 기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는 득표율 7.7%로 4위에 그쳤고, 애사 허친슨 전 아칸소 주지사는 0.2%를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아이오와주 디모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금은 이 나라의 모두가 단결할 때”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역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날 경선은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 독무대였다. 개표 초반부터 격차가 벌어져 AP는 개표 30여 분 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압승 기준선’으로 거론되던 과반 확보에도 성공했고, 득표율 10%에 못 미친 라마스와미가 경선 하차를 선언하며 ‘트럼프 지지’ 의사를 밝힌 것도 득점 포인트였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대한 영향력이 한층 굳어졌다”고 평가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꺾고 여세를 몰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전하려던 헤일리 전 대사의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캠프 관계자는 미국 CNN방송에 "이달 23일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중됐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중도하차 위기론’이 제기되던 디샌티스 주지사는 헤일리 전 대사에 신승을 거두며 한숨 돌렸다.
전례 없는 혹한 탓에 이날 경선 참여율은 저조했다. 이날 코커스 참여자는 약 11만 명으로 추산되며, 2016년 18만5,000명의 약 60% 수준에 그쳤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로 2차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