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유럽연합(EU)이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뜻밖의 'SOS'를 쳤다. 앞서 스위프트가 미국 중간선거 등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의 투표를 독려한 것처럼,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목소리를 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유로 뉴스 등 유럽 매체와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마르가리티스 스히나스 EU 부집행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스위프트를 언급하며 "젊은 사람만큼 젊은 유권자를 더 잘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스위프트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미국 젊은층에 유권자 등록을 요청했고, 하루 만에 3만5,000명이 등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스히나스 부집행위원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하는 스위프트의 유럽 투어 첫 공연일인 오는 5월 9일이 마침 EU가 기념하는 '유럽의 날'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스위프트가 5월에 유럽에 온다"며 "나는 스위프트가 유럽의 젊은층을 위해 (미국에서 그랬듯) 같은 일을 하기를 정말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프트의 언론홍보 담당팀 중 누군가가 이 기자회견을 보고 우리의 이런 요청을 그에게 전달해주기를 정말로 희망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런 발언은 오는 6월 6∼9일 EU 27개국 전역에서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젊은 유권자의 참여를 독려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1979년 시작된 유럽의회 선거는 1999년 이후 2014년까지 50% 미만의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직전 선거인 2019년 투표율은 50.66%로 20년 만에 처음 50%를 넘겼는데, 당시 10대 청소년 유권자의 높은 투표율이 그 배경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