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인허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4월 ‘첫 삽’

입력
2024.01.10 14:15
양양군, 조달청에 시공사 선정 등 의뢰
4월 본공사 들어가 2026년 운행 개시
양양군 ”입장료 일부 환경기금으로 적립“

지난해 41년 만에 인허가를 받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공사가 4월초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양양군은 최근 조달청에 오색케이블카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등을 의뢰했다고 10일 밝혔다. 두 기관의 검토 및 협의기간은 최대 120일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입찰공고 뒤 시공사 선정 과정을 거쳐 4월초 케이블카 설치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군은 지난해 외자구매계약을 통해 오스트리아 도펠마이어사와 케이블카(캐빈) 53대 공급계약을 마무리했다. 계약금액은 106억 원이다. 도펠마이어사는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 정선알파인경기장에 곤돌라를 납품한 기업이다. 7년 전 설치된 곤돌라는 현재 가리왕산 케이블카로 활용되고 있다.

오색케이블카는 남설악이라 불리는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서 끝청(해발 1,430m)까지 3.3㎞ 잇는 사업이다. 상하부 정류장 사이 지주 6개로 케이블을 잇는 구조다. “케이블카를 타고 15분이면 상부정류장에 올라 설악산의 비경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양양군의 얘기다.

사업비는 캐빈 구매비와 공사비를 더한 940억 원에 감리 등 시공 뒤 추가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1,172억 원으로 추산된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2026년 오색케이블카 운행이 시작되면 양양은 물론 속초와 고성 등 설악권 관광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1982년 강원도가 제안한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41년 만인 지난해 모든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됐다. 그동안 환경파괴를 둘러싼 갈등과 조건부 허가, 사업 백지화, 행정소송 등 법적 공방이 이어지다 규제완화를 내건 현 정부 들어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국유림 이용 허가 △공원사업 시행 허가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둘러싼 환경훼손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발파공법을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 타설 면적을 최소화하는 등 친환경공법으로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양군은 케이블카가 운행에 들어가면 입장료의 일부를 환경보전기금으로 적립할 계획이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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