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개원하는 단양 보건의료원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연봉을 4억2,000여 만 원으로 인상했다. 고질적인 지방 의사 부족 문제가 또 드러난 셈이다.
9일 단양군에 따르면 단양 보건의료원 응급실 의사 4차 채용이 11일까지 진행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또는 응급실 5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연봉 수준은 4억2,240만 원이다.
단양군은 지난해 11월 1차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2명, 내과 1명, 정신건강의학과 1명 등 총 4명을 모집했다. 이 중 1차 공고를 통해 전문의 3명이 채용됐다. 나머지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은 서류 전형에서 탈락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단양군은 정원 부족 우려에 지난달 2~3차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연봉을 4억320만 원으로 1차 때(3억8,400만 원)보다 2,000여 만 원을 인상했다. 내과는 1차 모집에서 3억6,600만 원, 정신건강의학과는 2억6,400만 원이었다.
숙소와 별장 등 복지 혜택도 제시했다. 필요한 경우 의료진 숙소로 지역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지원한다. 단양군은 이미 6채를 사들여 리모델링 중이다. 휴양지 전용 별장도 제공한다. 또 주말에 의료진 가족들이 단양을 방문할 경우 인근 관광시설 할인도 해준다.
하지만 2~3차 모집에서도 채용이 불발됐다. 1, 2명이 응시했지만 다른 병원에 취직하거나 면접에 응하지 않아 최종 채용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단양군은 4차 모집에서 연봉을 더 올렸지만 9일까지 지원자가 한 명에 그쳤다. 단양군 관계자는 "군 응급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보건소에 병원 기능을 추가해 보건의료원을 운영하는데, 응급의학과 전문의 채용이 어렵다"며 "추가 지원자가 없다면 5차 공고가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방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단양군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의사 부족으로 응급실을 축소 운영했던 속초의료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채용을 위해 4억 원대 연봉을 내걸었다. 4차까지 채용이 불발되자 결국 전공 제한을 없앤 채 재차 공고를 낸 끝에 겨우 1명을 채웠다.
지방의료 중 응급의료 붕괴는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응급의학과는 소송 등 사법리스크가 큰 데다 노동 강도가 높아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충원율은 지난해 84%에서 올해 79%까지 떨어졌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관계자는 "수도권도 응급실 의사 수요가 많아 굳이 지역까지 가는 의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근무 의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