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들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직항 노선 등의 회복으로 외국인 관광객 수는 다시 늘면서 외국인 관광시장 회복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관광객 수는 1,334만3,849명(잠정)을 기록했다. 2022년 1,385만8,182명보다 3.7%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28만6,136명에 비해서는 12.7%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엔데믹과 엔저 장기화 등으로 내국인 관광객들이 해외로 발길을 돌리면서, 코로나19 기간 제주가 누렸던 ‘코로나 특수’가 끝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263만6,834명으로, 전년(1,377만1,772명)에 비해 8.2% 줄었다. 코로나 시기(2020~2021년) 2년 간을 제외하고 내국인 관광객이 1,300만 명을 넘지 못한 것은 4년 만이다. 제주 내국인관광객은 2017년 1,300만 명을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2018년 1,308만 명, 2019년 1,356만 명 등 증가세를 보이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2020년 1,002만 명, 2021년 1,196만 명으로 급감했다. 이어 코로나19 위험이 점차 줄어든 2022년에는 제주가 해외여행 대체지로 인기를 끌면서 내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항공사들이 제주기점 국내선 항공편을 줄이고, 고물가 논란까지 불거져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반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70만7,015명으로 전년보다 718.2%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완전히 끊겼던 제주와 해외를 잇는 직항 국제항공노선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국제 크루즈 선박이 다시 제주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와 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올해에는 100만 명 시대가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360만 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사드 사태 이후에도 2017년 123만 명, 2018년 122만 명, 2019년 172만 명 등 코로나 이전까지는 100만 명대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