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화점이 잇달아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경기는 불황의 긴 터널 속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는데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점이 연 매출 2조 원의 기록을 써냈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 서울 서초구 강남점은 연 매출 3조 원을, 현대백화점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은 1조 원을 기록하는 등 업계의 '조 싸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강북 상권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잠실점에 이은 두 번째 2조 원 점포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27일 롯데백화점이 송파구 잠실점과 함께 운영하는 명품관 에비뉴엘 잠실점은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1등 프리미엄 매장'으로, 잠실점을 '초대형 복합쇼핑타운'으로 운영해 VIP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모두를 품겠다는 목표다.
그런가 하면 지역 백화점 최초로 연 매출 2조 원의 점포도 탄생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16년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지 7년 만에 2조 원을 넘어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조 원은 전국 70개 백화점 중에서도 몇몇 서울권 점포만 세운 기록"이라며 "지역 점포가 2조 원을 거둔 것은 그만큼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2월 20일 강남점을 업계 최초로 '3조 클럽'에 올려놓았다. 이 점포는 2010년 최단기간 1조 원 달성 기록을 세웠으며 2019년엔 국내 첫 2조 원 점포가 됐다. 더현대서울은 지난해 12월 2일 개점 2년 9개월 만에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최단 기간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연 매출 2조6,000억 원을 기록했던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3조 원 돌파가 기대된다.
이 같은 성과에는 백화점이 VIP를 공략해 프리미엄 점포로 탈바꿈하고 MZ세대가 즐길 만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2019년 '리빙관'을 시작으로 남성·여성 해외 패션관 등을 꾸준히 리뉴얼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면서 지난해 VIP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같은 명품 브랜드도 패션, 화장품 등 품목에 따라 매장을 3, 4개로 세분화해 VIP를 유입시켰다.
백화점마다 MZ세대를 위한 신진 브랜드와 팝업스토어 유치도 돋보였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지난해 새 브랜드를 100개 이상 입점시켰고 '런던베이글뮤지엄' 등 유명 맛집을 대거 유치했다. 더현대서울은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우면서 빠르게 1조 원을 달성했다.
몇몇 점포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는 수혜도 톡톡히 봤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크루즈 관광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668% 늘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외국인 매출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센텀시티점은 인근에 해운대가 있어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에도 매출 감소를 겪지 않았다. 센텀시티점은 상권 특징에 맞춰 스파랜드, 골프연습장, 아이스링크 등 여가를 즐길 만한 공간을 크게 늘려 손님 끌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