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콕스(Minnie M. Cox 1869~1933)는 19세기 말 남부 대다수 흑인들처럼 에이브러햄 링컨 공화당의 열렬한 지지자였다. 벤저민 해리슨 대통령은 당시 드문 흑인 여성 대졸자인 그를 1891년 연방 공직인 미시시피주 인디애놀라(Indianola) 우체국장에 임명했다.
미국 흑인 여성 최초 우체국장이 된 그는 유능하고 헌신적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약 10년간 탈없이 우체국을 운영했다. 예산이 부족해 시설 임대료가 밀리면 사비로 대납했고 우체국까지 오지 않고도 우편물 도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비로 전화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그는 후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에 이어 시어도어 루스벨트에 의해 연임됐다.
1902년, 한 지역 언론인 제임스 바더먼(James Vardaman)이 “흑인 우체국장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칼럼을 썼다. 연봉 1,100달러의 우체국장 직은 누구나 탐내던 자리였다. 그의 선동으로 주민들은 콕스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서와 청원서, 주민투표를 진행했고, KKK단은 살해 협박을 일삼았다. 시 당국과 연방보안관은 콕스의 신변보호 요청을 묵살했다.
수개월을 버티던 콕스는 결국 1902년 12월 백악관에 사직서를 보낸 뒤 이듬해 1월 마을을 떠났다. 그의 사표를 반려하고 법무장관에게 테러 협박 용의자들을 전원 체포해 기소하라고 지시했던 당시 대통령 루스벨트는 그가 떠난 우체국을 아예 폐쇄함으로써 주민들에게 50km가량 떨어진 인근 우체국을 이용하게 했다. 인디애놀라 우체국은 백인 우체국장 체제로 약 1년 뒤 재가동됐고, 사태를 선동한 언론인은 주지사(1904~08)와 상원 의원(1913~19)을 지냈다.
2008년 인디애놀라 우체국은 빌딩 이름을 ‘미니 콕스 포스트 오피스 빌딩’으로 개칭됐고, 2017년 미시시피대는 캠퍼스 한 건물에 새겨진 ‘바더먼’이란 "명예롭지 못한 이름"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