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가 다 끝나가는 데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의 행선지는 오리무중이다. 당초 이달 중순쯤 거취를 정할 것으로 봤지만 빅리그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의 계약이 늦어지면서 기다림 또한 길어졌다.
2023시즌을 마지막으로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약 1,032억 원)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여전히 빅리그 잔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앞서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도 “류현진을 향한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많다”며 “내년에도 미국에서 뛸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국 현지 언론 역시 류현진이 1년 1,000만 달러(129억 원) 수준의 계약서에 사인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선발 자원이 귀한 FA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4~5선발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이라는 판단이다. 올해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유증 없이 시즌을 마쳤다.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다양한 변화구와 정교한 제구로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우선적인 선택지는 메이저리그 무대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친정팀 한화 복귀설도 돌고 있다. 동산고를 졸업하고 2006년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류현진은 2012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국내로 유턴하면 무조건 한화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한화는 류현진이 거취를 정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칠까 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언제든 품을 준비를 하고 있다. 28일에는 한화 고위 관계자와 류현진이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한화는 류현진이 복귀 결정만 내리면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으로 금의환향을 도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리캡(팀 연봉총액 상한) 여유가 있는 한화가 준비한 금액은 200억 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종전 최고액은 두산 양의지가 2022년 말 NC에서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받은 152억 원이다. 해외파 유턴 최고액은 SSG 김광현이 2022시즌 세인트루이스에서 유턴할 때 계약한 4년 151억 원이다.
변수는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이 류현진에게 영입 제의를 하느냐다. 류현진은 대도시를 연고로 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팀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의 거주 환경과 우승 의지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중소 도시의 약체 팀이 계약서를 내민다면 한화행이 유력해질 수 있다. 알쏭달쏭한 류현진의 거취는 이제 미국 연말, 새해 연휴가 끝나는 1월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