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건희 여사 특검법 성역이라면, 오늘 측천무후 옹립하는 날 될 것"

입력
2023.12.28 09:26
28일 국회 '쌍특검법' 표결 전 맹비난  
"국힘, 특검 거부하면 범인이라더니"
이 전 대표 27일 CBS 라디오 인터뷰
"김건희 비선 정황 여러 지점서 접해" 
"대통령실 특검법 작전 세우다 망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준석 전 대표가 28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국회 표결을 앞두고 여당에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전 대표는 김 여사를 중국 여성 황제였던 무측천(武則天·624~705)에 비유하며 특검법 수용을 반대하고 있는 여당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을 앞두고 '성역 없는 수사'를 앞세워 사정당국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숙명인 팀에게 오늘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성역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은 아이러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모토를 걸고 있던 당이 특검은 선전 선동술에 의한 악법이라는 입장으로 전환하는 이유가 당리당략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도 아니고 특검의 대상이 성역이기 때문이라면, 오늘은 무측천을 옹립하는 날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당나라 고종의 황후였던 무측천은 중국 최초의 여성 황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측천무후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자식까지 제거한 잔인한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도 김 여사의 비선 정황을 알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방송에서 "영부인처럼 선출된 권력이 아닌 사람이 통상적 직무를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심각한 비선"이라며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형님 관리를 못해 무너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 때문에 무너졌는데 윤석열 대통령도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게 아닐까 두렵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비선은 있고 비전은 없는 대한민국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가 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방송에서 "(김 여사가 당에 직무 이상의 영향력을 미쳤다는) 확실한 얘기를 여러 지점에서 알고 있다"며 "영부인은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가 돼야 하는 게 맞지만, 1년 반 동안의 국정이 그로 인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는 "대통령실이 엉뚱한 작전을 세우다 망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정상적인 작전이라면 패스트트랙 기간이 도래하기 전에 '김건희 특검법'을 먼저 의결하자고 하든, 오히려 역공세를 취해 더불어민주당이 생각하던 일정보다 당겼어야 했다"며 "그런데 목에 찰 때까지 기다리다가 이제 와서 '(특검법 추진이) 민주당의 정치적 목적 아니냐'고 하면 '그러게 누가 (지금까지 기다리는 방법으로) 걸어 들어가랬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을 상정해 표결한다. 국민의힘은 쌍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으로 규정하고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범야권 의석이 180석 이상이라 법안 저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은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