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진 날씨 탓에 바깥 출입하지 않다 보니…

입력
2023.12.25 20:13
[건강이 최고] 변비 예방하려면 하루 물 2리터 마시고, 변기에 오래 앉지 말아야

변비는 보통 3일에 한 번 이하로 변을 보거나 변이 딱딱하고 변을 보아도 소량이거나 잔변감이 있거나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줘야만 하는 상태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이러한 증상이 3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를 변비로 정의한다.

변비는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생길 수 있다. 전 인구의 5~20%가 변비로 고생할 정도로 흔한데, 특히 9세 이하 어린이·70세 이상 노인·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급성 변비가 흔히 나타나고, 고령인은 기저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 식사량 및 갈증 감각 감소에 의한 섬유질과 수분 섭취 부족 등으로 발생하는 2차성 변비가 많다.

권길영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변비 원인은 질병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잘못된 생활 습관과 관계가 깊다”며 “식사량이 충분하지 않거나, 수분섭취 부족, 변의(便意)가 있는데도 여러 이유로 배변을 자주 참는 습관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했다.

권 교수는 “기온이 떨어지면 평소보다 신체 활동이 줄어든 만큼 장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게 된다”며 “활동량이 감소된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도 소화기관 운동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배변 참는 증상도 ‘소아 변비’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 가운데 정상적으로 며칠 동안 변을 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생후 2주경의 신생아는 평균 4회 대변을 보고, 점차 대장의 수분 보유 능력이 성숙되면서 2세부터는 평균 1.7회, 3~4세는 어른과 비슷하게 하루 3회에서 주 3회 정도 배변하게 된다.

변비 증상은 △배변 횟수가 주 2회 이하 △1주일에 최소한 한 번 이상 유분증(대변 지림) △대변을 참는 증상 △배변 시 굳은 변을 보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힘들어하거나 △직장에 대변이 다량으로 남거나 △대변이 굵어 변기가 막힐 때다.

2개월 동안 최소 1주일에 이들 증상 가운데 2가지 이상 나타났다면 변비로 진단한다.

어린이 변비도 식습관과 생활ㅍ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호자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 약물 치료, 식이 조절, 행동 조절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은혜 노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변비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여겨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병원을 잘 찾지 않는다”며 “그러나 변비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변비로 이어지고 오심·구토·복통·복부 팽만·식욕부진 증상이 나타나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했다. 이 교수는 “드물게 변비 합병증으로 요로감염·항문 열상(裂傷)·전초 치질(Sentinel pile)· 직장 탈출증·성장 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변비약 무분별하게 복용하다간 만성 변비 유발

노인성 변비는 통증이 없을 때가 많다. 대부분 단순한 노화 증상이나 소화 장애로만 생각하고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배변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폐색증 위험이 커진다. 전문의 처방 없이 시중에서 파는 자극성 변비약이나 보조 식품을 장기간 남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장 점막을 과도하게 자극하면 장 연동 운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무기력해지면서 만성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장내 신경층이 파괴되면 장 기능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섬유질 성분을 복용해도 효과가 없다면 가급적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장 운동이 가장 활발한 때인 아침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들이기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말기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말기 △변의가 느껴지면 참지 말고 가급적 30분 내 화장실 가기 △원활한 장 운동을 위해 30분 이상 걷기 △규칙적인 식사와 과일, 채소, 잡곡 등 섬유질 많은 음식 섭취하기 △하루 1.5~2리터 물 마시기 등을 실천하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