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의 한 호프집에서 40대 남성이 담배를 밖에 나가서 피워달라고 부탁한 20대 여성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폭행을 눈앞에서 목격한 피해자의 어머니는 엄벌을 호소하며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24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묻지마 폭행에 관한 엄벌 탄원서 제출'이라고 적힌 탄원서 주소가 공유되고 있다. 탄원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한 호프집에서 40대 남성 A씨는 술을 마시던 중 실내에서 흡연을 했다. 가게 안이 담배 연기로 가득 차자 어머니와 함께 있던 여성 B(20)씨는 A씨에게 '밖에서 흡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씨는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가 잠시 후 들어오더니 화장실 앞에 진열된 상자에서 맥주병을 꺼내 그대로 B씨의 뒤통수를 내리쳤다.
B씨의 어머니라고 밝힌 C씨는 탄원서에서 "이른 나이에 이혼을 한 탓에 저는 홀로 아이를 키웠고, 그런 제게 딸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제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였다"며 "그렇게 소중한 딸이 눈앞에서 맥주병을 맞아 쓰러졌다"고 밝혔다. 그는 "맥주병은 산산조각이 났고 딸아이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며 "딸이 쓰러진 후에도 가해자는 추가적인 폭행을 하려고 달려들었고 다행히 가게 내부의 손님들과 종업원들의 저지로 저희는 겨우 가게를 빠져나왔다"고 상황을 떠올렸다.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이 사고로 전치 8주의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C씨는 "딸은 트라우마로 인해 외출을 두려워하고 사람 만나기를 꺼려한다"며 "수년간 열심히 노력해 입학했던 대학마저 자퇴를 결심한 상태"라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눈이 뒤집히고 손과 발이 부들부들 떨린다"며 "딸아이의 피해를 막아주지 못한 못난 엄마라서 미안하고 죄책감이 들며 속상하고 화가 난다"고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월 26일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기 위한 탄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가해자는 현재까지도 어떤 사과의 표시를 하지 않았으며, 합의 요청의 의지조차 없다"며 "법원에 반성문 한 장조차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게 엄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탄원서에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