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세 갑상선 유두암’은 예후(치료 경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피막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고, 종양 최대 지름이 1㎝ 이하인 미세 갑상선 유두암 진단 시 의료진 대부분은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권고한다.
적극적 관찰이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에게 적합한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즉시 수술한 환자와 적극적 관찰 후 수술한 환자의 수술 결과 및 합병증의 비교 분석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전향적 연구 정보가 없었다.
국내 연구팀이 미세 갑상선 유두암 진단 시 즉시 수술한 그룹과 적극적 관찰 과정에서 질병이 진행해 수술한 그룹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절제 범위와 합병증에 별다는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적극적 관찰이 하나의 치료 옵션이라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박영주(내분비대사내과)·김수진(유방내분비외과) 서울대병원 교수와 최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정유석 국립암센터 이비인후과 교수, 황현욱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다기관 전향 코호트(MAeSTro)에 등록된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2016~2020년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에 등록된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를 즉시 수술 그룹(384명)과 적극적 감시 후 수술 그룹(132명)으로 나눠 수술 결과와 합병증을 비교·분석했다.
환자들은 즉시 수술 또는 적극적 감시를 받았으며, 적극적 감시 중 질병이 진행해 수술이 필요하거나 환자가 수술을 원할 때 수술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적극적 감시 후 수술을 받은 환자는 즉각적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종양 크기가 컸고 더 많은 림프절 전이가 생겼지만 엽(葉)절제 혹은 전(全)절제 등 수술 절제 범위와 수술 후 합병증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연구팀은 적극적 감시 후 수술 그룹 중 적극적 감시 중 종양 크기 증가, 갑상선 외 침범, 림프절 전이 등 질병 진행이 있어 수술한 그룹(39명)과 질병의 진행은 없지만 환자가 원해 수술한 그룹(93명)으로 나눠 환자의 임상 결과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질병 진행에 있어 수술한 그룹에서 수술 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비율이 더 높았으나, 수술의 절제 범위 및 수술 후 합병증에서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에서 즉시 수술 또는 적극적 감시 후 수술한 환자의 갑상선 절제 범위와 수술 후 합병증에 유의한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적극적 감시가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에서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적 선택 사항이라는 사실을 제시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수진 교수는 “최근 저위험 미세 갑상선 유두암 환자에서 시행되고 있는 적극적 감시와 관련해 이번 연구 결과가 의료진과 환자들이 치료법을 고려하고 선택하는 데 유용한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외과학회지(Annals of Surger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