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여대 출신 구직자의 이력서는 거른다”는 한 기업 채용 실무자의 글이 논란이되면서 정부가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고 29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특정 기업에서 여대 출신 구직자에 채용상 불이익을 주는 관행이 있다는 내용으로 2,800여건의 익명 신고가 접수됐다”며 “신고가 제기된 사업장에 대해 익명신고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실태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고자 대부분은 채용 불이익 당사자가 아닌 제3자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내용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앞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페미(페미니스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 보는 것 같은데?’라는 제목으로,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거른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인증 절차를 거쳐야 가입할 수 있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다. 이 글을 올린 이는 국내 금융그룹 부동산 신탁회사 소속으로 표시됐다.
이 사용자는 또 “내가 실무자라서 서류 평가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어뜨리는 건 아니지만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격 처리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한 자동차그룹 물류 업무 계열사 직원도 “우리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 많다”는 댓글을 달았다. 고용부는 부동산 신탁회사와 댓글 등에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된 2곳 등 총 3곳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원본 글은 삭제된 상태다. 부동산신탁 측은 “블라인드 채용을 하고 있어 서류가 접수되면 학교와 성별 등 개인 정보는 모두 가린 뒤 평가자들에게 배부한다”고 해명한 바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되며, 위반시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