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책대출 공급량을 줄인 결과, 수도권 부동산 거래 회복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주로 거래됐고 전체 거래량도 사그라드는 추세다.
26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매매된 아파트 가운데 6억 원 이하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9월 63%에서 이달 77.4%까지 올랐다. 반면 6억~9억 원 이하 매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0.1%에서 13.2%로 떨어졌다. 6억~9억 원 이하 매물을 구입하려는 수요자에게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이 9월 말 종료된 결과다.
업계는 저가 매물이 주로 사고팔리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6억 원 이하 매물을 구입하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은 내년 1월까지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는 “내년에 신생아 특례대출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저가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계약이 체결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 거래량도 줄어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매매건수는 8월(1만6,207건) 정점을 찍은 이후, 9월(1만4,450건)부터 하락해 지난달 1만1,287건을 기록했다. 지난달은 아직 거래 신고 기간(계약 이후 30일 이내)이 남아있지만 거래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격 역시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집계한 서울 아파트 시세는 3주 연속 보합세(0%)를 기록했다. 자치구 25곳 가운데 21곳의 가격이 움직이지 않았고 나머지 4곳 가운데 3곳은 하락했다. 분당(-0.03%)과 평촌(-0.03%) 일산(-0.01%) 등 1기 신도시도 시세가 하락했다. 다만 김포(0.05%) 인천(0.01%) 수원(0.01%) 용인(0.01%) 등은 상승세를 보였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신규택지 후보지 발표 △수도권 서울 편입 논의로 일부 지역에서 호가가 오르고 △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로 세금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지만 이런 요인들이 불경기로 줄어든 구매력까지 늘리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