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구 아파트값이 7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서울에서도 하락 지역이 늘어나는 등 서울 아파트시장이 지난해 말 1차 조정에 이어 '2차 조정기'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셋째 주(2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3%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27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폭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하락 지역도 늘고 있다. 상반기 반짝 매수세가 몰렸던 노원(-0.04%)·도봉(-0.01%)·강북구(-0.03%) 3곳이 가장 빠르게 식어가는 모습이다. 구로구(-0.02%)도 2주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서울 집값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강남구(-0.02%)도 7개월여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강남3구 지역인 서초구는 이번 주 보합(변동률 0%)을 기록해 4월 둘째 주 이후 시작된 상승세를 멈췄다.
서초구 방배현대홈타운 1차 전용면적 59㎡가 13억1,000만 원에 팔렸다. 7월 최고 15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들어 2억 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8월 최고가(18억 원)와 비교하면 5억 원 가까이 내렸다. 한국부동산원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 축소로 매수 문의가 줄고,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조정되며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0.02%)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줄었고 인천(-0.05%)은 3주 연속 하락을 이어갔다. 지방도 상승을 멈추고 보합을 기록했고, 이 영향으로 전국 아파트값도 보합을 기록했다. 7월 셋째 주부터 이어진 상승 행진을 멈춘 것이다.
시장은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고점론이 비등한 데다 서울에선 집주인 매물이 8만 건에 육박해 물량 부담도 상당하다. 지난해에도 서울 아파트시장은 6개월가량 조정(실거래가지수 기준 -27%)을 받다가 연초 금리 인하 흐름과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서울(0.17%)과 지방(0.03%)을 비롯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셋값(0.1%)도 전주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수요가 주춤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