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사망원인 부동의 1위는 암이지만 연령대를 구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44세를 기준으로 그 위로는 암, 아래로는 의도적이나 비의도적 사고의 결과인 '손상'이 목숨을 잃은 가장 큰 이유였다. 특히 손상 사망의 절반은 고의적 자해(자살)에서 비롯됐다.
질병관리청이 국가기관 통계에서 손상 관련 내용을 모아 23일 발간한 '손상 발생 현황(INJURY FACTBOOK) 2023'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주요 원인별 사망자(사망률)는 암(162.7명) 심장질환(65.8명) 폐렴(52.1명) 순이었다. 손상에 의한 사망자도 폐렴과 같은 52.1명으로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지난해 손상 사망률은 2021년 8.2%에서 1.0%포인트 감소했지만 젊은 층에서는 여전히 압도적인 사망원인이었다. 15~24세는 10만 명당 사망자 30.3명 중 무려 20.5명(67.9%)이 손상으로 인해 발생했다. 25~34세, 35~44세도 손상으로 숨진 비중이 각각 61%, 35.9%로 사망원인 중 가장 높았다. 45세부터는 암으로 인한 사망이 손상이 원인인 사망을 앞질렀다.
지난해 손상 사망자의 절반에 가까운 25.2명은 자살 때문이었다. 운수(교통)사고(6.8명)나 추락·낙상(5.3명)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대여섯 배나 많았다. 자살로 인한 손상 사망률은 2009~2011년 3년 연속 31명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사망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손상으로 인한 젊은 층의 사망과 장애 증가는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손상은 예방할 수 있으므로 위험 요인과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