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블링컨 "러, 북한에 군사기술 제공... 中에 역할 촉구"

입력
2023.11.0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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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러북 군사협력, 강력 규탄"
박진 "러북 협력, 中 국익에 도움 안 돼"
한미, 정세 안정 위한 정보협력 논의도
"하마스 행위 규탄…민간 보호 비롯 국제인도법 준수돼야"

한미 외교장관이 9일 북러 간 무기거래와 군사기술 협력에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북러 협력과 관련해서 중국에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다.

"북러 군사협력 우려... 중국에 건설적 역할 촉구"

박진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동맹과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위성발사를 포함해 일체의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한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는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이전해 여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들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압박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의 군사프로그램을 위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이해 공유국들과 북러 간 무기거래 및 기술이전 시도에 대한 적발과 대처에 힘쓰겠다고 했다.

두 장관은 북러 군사협력이 진전되지 않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중국도 러북이 밀착되고 군사협력과 무기거래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좋아할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동북아에서 이런 러북 간 군사협력, 무기거래에 의해 긴장이 고조되면 중국 국익에도 도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도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북한이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에 발을 떼도록 건설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질서 위협하는 분쟁에서 정책공조"…박진 "하마스 규탄…인도적 교전 촉구"

두 장관은 북핵 문제뿐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인도·태평양 권역에서의 남중국해 및 대만해협 문제 등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분쟁에서도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무력충돌로 민간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국제인도법 준수 및 민간인 보호 △인질들의 무사귀환 △인도적 교전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어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등 미중 소통과 관한 논의도 있었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있었던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대화를 비롯해 중국과 관련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문제를 포함해 전략적으로 함께 대응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1박 2일간 방한 일정을 마치고 출국했다.


블링컨, 윤 대통령과 오찬… 尹 "미국 리더십 더욱 중요"

한편 블링컨 장관은 박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블링컨 장관과 오찬을 갖고 "북핵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중동 정세 불안으로 미국의 리더십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핵심 가치를 수호하고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전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과 보안 유선을 통해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 개최 등 한·미·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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