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시장 개장 이후 역대 최대 상승폭(+134.03포인트)을 기록한 6일, 2차전지주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면서 2차전지주에 누적된 '쇼트포지션(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이 대거 청산됐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6일 양대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가장 많이 오간 종목은 대부분 2차전지 대형주였다. 이들은 시가총액 대비 상승률도 컸다. 코스닥 시총 1, 2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코스피 시총 12위 포스코퓨처엠이 전장 대비 30% 가까이 오르는 상한가를 쳤다. 그 외 시총 상위 종목인 포스코홀딩스(코스피 6위)와 포스코DX(코스닥 4위)도 각각 19.18%, 27% 급등했다.
증권가는 쇼트포지션 청산이 이날 2차전지주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한다. 공매도 금지 조치로 증시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자, 손실을 줄이기 위해 공매도했던 주식을 매수해 되갚으려는(쇼트커버링)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공매도는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기법인 만큼, 주가가 상승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평가 논란이 붙었던 2차전지주들은 여전히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권에 포진해 있어 변동성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홀딩스는 코스피200 공매도 잔고 비율 상위 50위권에,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150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매도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양대 증시의 역대급 상승을 이끌었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115억 원어치를, 코스닥에서 4,69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에코프로는 6거래일 만에 649억 원어치를 사들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까지 올해 양대 증시에서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07조6,300억 원으로 전체 공매도 거래액의 67.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개인의 누적 거래액은 48조2,260억 원, 2조6,676억 원에 불과하다.
공매도 금지 효과로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은 최소한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공매도 금지가 이른바 '산타 랠리(연말 증시 상승)'를 뒷받침할 것이란 얘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상하 구간 중 하단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날처럼 증시가 대폭 상승하는 현상은 단기간에 그치겠지만, (가격 상승을 예상한 투자자가 몰리는) 수급 효과 때문에 12월 중순까지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11월 미국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실질금리와 달러화 가치 등이 하락해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고, (종목의) 지표나 이익은 느리지만 개선되는 중"이라며 "제도적인 실효성 논란을 떠나 이번 공매도 금지는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기적 관점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투자자는 반드시 펀더멘털을 확인해야 한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는 조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