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사과, '다축' 재배 기술로 생산구조 대전환

입력
2023.11.06 12:20
경북농업기술원, 다축재배 매뉴얼 발간
사과나무 원 줄기 하나에 가지 뻗는 대신
2개 이상 원줄기 동시에 수직으로 세워 
노동력 절감·생산성 제고에 기계화 유리


지구온난화와 인력부족 등 ‘경북사과’가 기로에 선 가운데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는 사과 다축재배 기술이 정립돼 주목받고 있다. 다축 재배는 그 동안 일부 농가에서 시도 중이지만 체계적인 재배법이 정립되지 않았는데, 이번에 경북농업기술원이 재배기술을 표준화한 매뉴얼을 발간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증대, 기계화 등이 유리한 사과 다축재배 기술을 정립,책자로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전통적인 사과재배법은 하나의 축에 삼각형 원뿔 모양으로 가지를 뻗게 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축 재배는 한 그루의 사과 나무에 2개 이상의 원줄기를 수직으로 배치하고, 그 축에 열매가 달릴 가지를 뻗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같은 다축 재배는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등에서 많이 활용 중으로, 사과 나무 키를 낮출 수 있어 가지 치기(전지)나 꽃ᆞ열매 솎기, 수확 등이 편리하다. 또 앞으로 기계화 전지나 로봇 수확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기술원에 따르면 다축 재배 시 일반 재배 보다 노동력을 22% 줄여주고, 생산성은 60%나 늘었다. 이에 따라 경북지역 사과 다축 재배는 2021년 83농가 43.8㏊이던 것이 지난해 155농가 76.8㏊, 올해는 301농가 128.3㏊로 급증하고 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그 동안 △현장 기술지원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 △미래형 사과원 조성을 위한 2축, 다축 시범사업 △농업현장 컨설팅을 위한 전문 기술자문단을 운영한 데 이어 이번에 기술 보급을 위한 재배 매뉴얼을 제작하게 됐다.

이번 매뉴얼은 △다축 수형 개념 △다축 사과원 개원 방법 △재식 후 관리 방법 및 주의사항 △선도 농가 사례 등 사과 다축 재배를 위한 핵심기술을 수록했다.

조영숙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은 “노동력 부족, 고령화 등으로 기존의 노동집약적 생산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사과 산업의 틀을 바꾸는 변화와 혁신 차원에서 다축 재배기술 보급과 현장 컨설팅, 다양한 지원을 통해 경북 사과 생산구조를 대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사과는 지난개 기준 재배면적이 2만685㏊로, 전국(3만4,603㏊) 60%를 차지하고 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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