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이 여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며 ‘정치 쇼’라고 직격했다.
유 시장은 6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제대로 검토가 안 됐다. 국민적 공감대도 없는 정치공학적 선거 포퓰리즘은 퇴출시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부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중진 서병수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은 ‘메가 시티’가 아니라서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메가 시티라서 문제”라며 당론에 반기를 든 데 이어 내부에서 또다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유 시장은 김포를 서울에 편입시키기 위해선 최소 1년 이상 걸리는 행정과 입법 절차가 필요하고 지방자치법상 서울시의회ㆍ경기도의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상충돼 통과가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소수 여당이 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킬 가능성 또한 낮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4월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신중한 검토나 공론화 없이 정책이 추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지방시대 구현에 역행하는 ‘서울특별시 공화국’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가 특권 의식에 빠져 반민주적인 입법 만능주의를 고수하는 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며 “무지ㆍ무능ㆍ무책임을 감추려는 정치 포퓰리즘을 벗어나 진정으로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 정치를 해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대해 “찬반이 아니라 실현 가능성을 얘기하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와 의견 교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특위까지 구성해 속도를 내는 정책에 대해 같은 소속 광역단체장이 정면 반대하는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시장은 김포와 깊은 인연이 있다. 1994년 만 36세 나이에 관선 김포 군수로 임명돼 전국 최연소 군수가 됐고 1998∼2002년 김포시장을 지낸 뒤 2004년부터 17대ㆍ18대ㆍ19대 3선 국회의원을 김포에서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