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가 억류 중인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하마스가 휴전을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내세우는 만큼 합의까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CNN에 따르면 인질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카타르의 중재로 인질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돌파구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남아 있는 문제가 있지만 대화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바바라 리프 미국 국무부 근동 담당 차관보가 카타르 지도부와 회담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방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질 협상 상황을 묻는 질문에 "모든 채널이 가능한 채널"이라며 "우리는 인질들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이스라엘이 확인한 인질은 233명에 달한다. 인질을 석방하라는 국제적 압력이 커지자 하마스는 이중 4명의 여성 인질만 풀어줬다. 여전히 229명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하마스는 "휴전 합의 전까지 인질 석방은 없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를 방문한 하마스 대표단의 아부 하미드는 27일 러시아 매체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 임무를 완수하려면 평온한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마스 정치국의 고위 간부 무사 아부 마르주크도 러시아 스푸트니트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민간인을 석방할 준비가 돼 있지만, 지상의 상황이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죄수들의 맞교환을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6일 "하마스는 민간인을 (이란 수도인) 테헤란에 풀어줄 준비가 됐다"며 "팔레스타인인 죄수 6,000명을 석방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또 다른 필요이자 책임"이라며 이스라엘의 상응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