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하반기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유임됐다. '이태원 참사' 책임 소재를 두고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감안한 인사로 보인다. 김 서울청장의 사법처리 방향이 어느정도 가닥이 잡히면 연말쯤 '원 포인트' 인사를 낼 가능성도 있다.
경찰청은 26일 치안정감과 치안감, 경무관 등 고위직 68명에 대한 하반기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당초 대규모 물갈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경찰청장과 함께 '톱3'로 꼽히는 핵심보직인 서울청장과 '경찰 2인자' 격인 조지호 경찰청 차장이 모두 유임돼 수뇌부 구성에는 변화가 없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김 서울청장의 유임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서울청장직을 맡았는데, 임기(2년)가 보장된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하고 보통 1년마다 바뀌는 치안정감 인사를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김 서울청장은 현재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해 11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를 수사 중인 이진동 서울서부지검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종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처분이 결정되면 별도 인사가 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희중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은 치안정감 승진과 함께 인천청장으로 내정됐다. 김순호 초대 국장과 비슷한 경로를 밟아 경찰국장이 경찰 내 요직임을 재확인시켰다. 신임 경찰국장은 이호영 울산청장이 맡게 됐다. 김수환 본청 공공안녕정보국장도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대학장으로 내정됐다.
치안감 인사는 '치안현장’ 강화를 목표로 신설되는 본청 범죄예방대응국장에 김병수 경남청장이, 본청 생활안전교통국장에 김학관 서울청 자치경찰차장이 내정됐다. 황창선 본청 치안상황관리관은 기획조정관으로, 김봉식 서울청 수사부장은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으로, 국정상황실과 국가정보원에 파견됐던 박현수 치안감과 이승협 치안감은 각각 경찰청 치안정보국장, 국수본 안보수사국장으로 승진과 함께 자리를 옮긴다.
각 시도청장도 대폭 바뀌었다. 경기북부청장에는 김도형 강원청장, 광주청장에는 한창훈 국수본 안보수사국장, 대전청장에는 윤승영 국수본 수사국장, 강원청장은 김준영 본청 기획조정관, 울산청장에는 오부명 서울청 경비부장, 경남청장에는 김병우 본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등이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