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함 속에 깃든 과감함, 이부진의 패션

입력
2023.10.29 19:00
25면

편집자주

패션 기획 Merchandizer이자 칼럼니스트 '미키 나영훈'이 제안하는 패션에 대한 에티켓을 전달하는 칼럼입니다. 칼럼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여 근사한 라이프 스타일과 패션을 만드는 데 좋을 팁을 편안하게 전해 드립니다.

호텔신라의 사장이자 삼성가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은 승부사적인 기질의 사업 능력과 탁월한 경영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외유내강이 잘 어울리는 인물로 공식 석상에서 늘 기품 있고 깔끔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사업적인 면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부진 사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사업과 경영 스타일 외에도 늘 좋은 평가를 받는 패션 스타일입니다. 삼성가의 사람으로서 보이는 모습에 많은 신경이 쓰일 텐데, 이 사장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선에 우아하면서 과감한 스타일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올드 머니 룩이 잘 어울리는 이 사장의 패션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1. 고전적인 우아함을 갖다

기품 있는 발렌티노 케이프 코트와 브로치. 지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장남 정준선 교수의 결혼식 참석 당시, 이 사장은 발렌티노 케이프 코트를 착용하면서 관심을 끌었습니다. 케이프라는 아이템이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 아이템이기에 다소 생소한 느낌마저 들 수도 있음에도 그레이 컬러 발렌티노 케이프 코트를 잘 소화하면서 고전적 스타일을 보여줬습니다. 케이프 위에는 브로치를 달아 고급스러운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함께 매칭한 가방입니다. 프랑스 브랜드 데스트리의 공예 디테일이 들어간 토트 가방(약 75만 원)으로, 이 사장에게는 다소 저렴한 아이템입니다.

고전적인 우아함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이부진 사장의 스타일은 케이프 코트라는 희소한 아이템과 중가의 가방 매칭이라는 흥미로운 조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사장은 이런 고전적인 우아함을 자주 스타일로 표현하는데, 재벌 이미지를 깔끔하고 절제되게 만들어 완벽한 이미지 메이킹에 능한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2. 모던 클래식으로 보여주는 진정한 올드머니

세련된 트위드 재킷과 미니멀한 숄더백은 진정한 럭셔리 캐주얼이다. 아들 졸업식에 참석했을 때, 이 사장은 샤넬 트위드 재킷을 착용했습니다. 짧은 총장을 뜻하는 크롭 기장의 재킷으로 여유로운 핏의 데님 팬츠와의 조합을 캐주얼하게 표현했습니다. 그와 함께 넓은 숄더백을 매칭했는데, 전체적으로 네이비-블루 컬러를 연결해 하나의 컬러 스타일을 완성하는 수준 높은 스타일링을 보여주었습니다.

샤넬은 전 세계적으로 고가인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만, 같이 매칭했던 가방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더 로우'(The ROW)라는 브랜드로 할리우드 하이틴 스타 애슐리 올슨과 메리 케이 올슨 쌍둥이 자매가 2006년 시작한 미국 패션 브랜드입니다. 아메리칸 에르메스라는 별명까지 있습니다. 고급스러운 소재에 간결한 디자인으로 최근 올드 머니 룩에서 언급되는 브랜드로, 이 사장은 모던한 하이엔드 브랜드의 조합으로 럭셔리 클래식을 캐주얼하게 완성했습니다.

트위드 재킷이 가진 화려한 소재와 디자인이 포멀한 스타일과 만났을 때 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사장은 캐주얼 조합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매력적인 스타일링을 완성시켰습니다.

3. 과감한 하이엔드에서 느끼는 패션 표현 능력

알렉산더 맥퀸의 에지 넘치는 우아한 스타일. 2022년 신라호텔 주주총회 당시 심플하면서도 독특한 디테일의 재킷을 입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슬림한 핏의 블랙 재킷 어깨에는 지퍼 디테일이 달려 포인트가 강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이 브랜드는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알렉산더 맥퀸'입니다.

알렉산더 맥퀸은 1992년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이 시작한 브랜드로, 잘 재단된 스타일에 과감한 디테일과 프린트로 유명합니다. 해골 프린트 스카프로 국내에서 꽤 많은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로, 과감한 럭셔리를 즐기는 고객들에게 여전히 사랑받는 브랜드입니다.

이 사장의 알렉산더 맥퀸에 대한 애정은 그 이전에도 보였는데, 2020년 호텔신라 주주총회 당시에도 알렉산더 맥퀸의 케이프 코트를 착용했습니다. 위에서 착용한 케이프보다 강한 포인트 요소가 있는 스타일로 블랙과 화이트의 컬러 배색 조합 그리고 우아하게 퍼지는 핏이 과감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을 보여줍니다.

이 사장은 자신의 경영 스타일처럼 과감한 포인트, 그러면서도 잃지 않는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착용하고 조합합니다. 재벌계 여성 중에 가장 과감하기도 하면서 또한 독보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이 사장은 어떤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할까요? 패션으로 말해주는 과감한 럭셔리는 언제나 기대됩니다.

나영훈 남성복 상품기획 MD &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