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몸에 황급히 이름을 적는 부모들이 있다. 자신이나 아이가 사망할 경우 신원 확인을 위해 서다. 두려움과 절망 속에 펜을 든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초래한 또 다른 비극이다.
미국 CNN방송은 가자지구의 부모들이 자녀가 사망하거나 실종될 경우 신원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녀의 다리나 배 등에 이름을 적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흐의 알아크사 병원의 영안실 바닥 위 들것엔 어린이들의 시신이 줄지어 있다. 아이들의 종아리에는 아랍어로 이름이 적혀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매일같이 어린이 사상자가 병원에 실려온다. 사후 신원 확인을 위해 아이들의 몸에 이름을 적는 일은 가자지구에서 흔한 일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CNN은 "검은색 잉크는 전쟁 이후 이 지역에서 부모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절망을 나타낸다"고 했다.
23일 양측 사망자는 6,500명을 넘었다. 부상자는 2만2,000명 이상이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한 사망자 5,087명 가운데 어린이는 2,055명에 달했다. 전체의 40%에 이르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