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사우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과 이의 개발을 차단하는 데 있어 사우디와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며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사우디의 일간지 ‘알 리야드’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안보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번 한-사우디 회담은 양국이 세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 어떻게 기여할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자, 2024-2025년 임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국제 및 역내 주요 플레이어인 사우디와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 간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진 상황에서의 국빈 방문인 만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인도적·안보적 이슈를 포괄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중동 정세가 북한과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보고 무엇을 습득할 것인지 연구할 것으로 본다. 이런 차원까지 감안해 더 대비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를 거론했다. ‘남북 갈등 종식 방안’과 ‘사우디의 역할’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사우디가 국제 무대에서 핵 비확산에 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사우디와의 협력을 희망했다. 북러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두 나라가) 군사협력을 논의한 것은 대단히 우려스럽다”며 “러북 간 군사협력은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의결한 유엔과 국제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사우디를 ‘주요 우방국’, ‘비전2030 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 ‘경제 안보의 핵심 동반자’로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사우디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 무대에서 북핵·한반도 문제에 우리의 입장을 지지해 온 주요 우방국”이라며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중점 협력 국가로 건설·인프라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투자,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양국은 전통적인 에너지 협력이나 자원 수출입 관계를 넘어 플랜트 건설, 수소 공급망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사우디에서 한국 K팝과 같은 한국의 예술과 공연, 드라마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고, 작년 9월에는 사우디 내 최초로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이 개설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사우디가 우리 경제와 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고 했다”며 “사우디가 새 미래를 열어나가는 지금이 바로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탄소중립 시대로의 이행을 앞당기기 위해 원전, 수소 등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를 폭넓게 활용하면서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며 “이 분야에서 사우디와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