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 있다.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다. 이는 장관 내부에 비정상적인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질환이다.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나며 일상을 괴롭힌다.
크론병은 2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30, 40대가 뒤를 이었다. 궤양성 대장염은 환자의 30% 정도가 20~30대이고, 40대 20%, 50대 22%였다(2019년 기준).
궤양성 대장염은 직장과 결장으로 이어지는 대장 점막에 넓게 퍼진 염증이 특징이다. 주요 증상은 점액이 섞인 혈변과 잦은 설사이고, 심하면 발열이 동반하기도 한다. 크론병은 10~20대 환자 비율이 높다.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깊은 궤양을 동반한 염증이 산발적으로 나타난다. 주로 복통과 체중 감소 증상을 보인다. 전신 쇠약감, 식욕부진, 구토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한 가지 검사만으론 진단하기 어렵다. 증상을 비롯한 병력 청취, 혈액검사, 복부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및 내시경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진단을 받기까진 시간이 오랠 걸릴 때가 많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감염성 장염·치질 등으로 질환을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김동우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을 방치하면 지속적인 영양 결핍과 복통, 설사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할 수 있다”며 “심하면 장폐색·장천공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유전·환경적 요인, 면역체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론병의 경우 흡연과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서구식 식습관과 지나치게 깨끗해진 위생 환경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다. 완치보다 증상 조절과 합병증 예방, 삶의 질 향상을 치료의 목적으로 둔다. 염증 수치가 정상이 되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치료는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스테로이드 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통한 약물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장협착·장천공·농양 등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한다.
김동우 교수는 “최근엔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와 소분자 물질 약물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며 “약을 처방대로 투여하고 식이요법, 운동을 잘 실천하면 수술 받지 않고 평생 무리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