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 섬나라 몰디브 대통령 선거에서 친(親)중국 성향의 야당 후보가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해온 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번 대선은 몰디브에서 영향력 경쟁을 벌여온 중국과 인도의 대결로도 주목 받았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FP통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몰디브 대선 결선 투표에서 야권인 진보당(PPM)-국민의회(PNC) 연합의 모하메드 무이주(45) 후보가 54%를 얻어, 현 대통령인 몰디브민주당(MDP)의 이브라힘 솔리(61)를 8%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달 9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선 무이즈 후보가 46%, 솔리 대통령은 39%를 얻어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두 후보는 이날 결선투표를 벌였다.
솔리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무이주 대통령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평화롭고 민주적인 과정을 보여준 국민도 축하한다"고 밝히며 패배를 인정했다. 무이즈 당선자는 승리를 선언한 후 지지자들에게 "국민은 번영과 국가 주권 보장을 바라는 크고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토목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무이즈 당선자는 과거 민간 기업 엔지니어로 일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2021년 몰디브 수도 말레 시장으로 당선됐다.
이번 대선 결과로 몰디브의 외교 정책은 중국 쪽으로 재차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 임기 동안 인도와 서방에 친화적인 정책을 제시해 온 솔리 대통령과 달리, 무이주 당선자는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맺기를 선호한다. 무이주 당선자는 아예 '인도 아웃(India out)'이란 대선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대선을 중국과 인도의 대리전으로 불렀던 이유이기도 하다.
가디언은 "이번 대선은 몰디브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경쟁하던 중국과 인도 중 어느 나라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을 지에 대한 국민 투표였다"며 "친중 후보 승리로 인도와의 관계가 뒤바뀌게됐다"고 전했다. 무이즈 당선자는 오는 11월 17일 취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