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인터뷰'로 과방위 파행... 여 "대선에 영향", 야 "언론 길들이기"

입력
2023.09.12 17:10
5면
"허위 인터뷰에 10%p차가 0.7%p차로"
"개별 보도 시시비비를 국회에서 따지나"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현안질의를 위해 마련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2일 파행했다. 국민의힘은 허위 보도가 지난 대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국기 문란'으로 규정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회를 정권의 언론장악을 위한 들러리로 세우려 한다"고 반발하면서다.

과방위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대상으로 허위 인터뷰 의혹 관련 현안질의를 하려 했지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20분 만에 산회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이 크다"면서도 "여야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상임위 운영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대신 허위 인터뷰 의혹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여당 간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원래 윤석열 후보가 (대선) 일주일 전에 10%포인트 정도 이기고 있었는데 막판에 0.7%포인트 차이가 났다"며 "이(허위 인터뷰) 영향일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직전에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이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었는데, 실제 선거에선 0.73%포인트 차이로 신승한 배경에는 허위 인터뷰가 있다는 것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허위 인터뷰로) 당선자가 바뀔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단순한 가짜뉴스가 아니고, 선거를 흔들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기문란"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두현 의원도 "거짓말, 허위 조작 정보가 어떻게 해서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었느냐, 그 시스템을 알아보기 위해 안건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가짜뉴스' 운운은 사탕발림이고 내심은 비판 언론 길들이기라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고 지적했다. 조승래 의원은 "개별 보도의 시시비비를 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따지겠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논리대로면 보수 종편의 허위, 과장 보도도 일일이 국회에서 시비를 가려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반헌법적, 반민주적 발상"이라고도 비판했다.

손영하 기자
우태경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