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식물로 만든 가죽, 천연가죽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목표에요"

입력
2023.09.12 14:28
[소상한 토크 #33] 폐기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소상공인

편집자주

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폐기물 처리 문제가 화두에 올랐다. 화훼업계도 마찬가지다. 졸업식, 장례식, 결혼식 등 다양한 곳에서 생화를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화는 재사용이 안돼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훼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꽃을 활용, 신소재를 만드는 업사이클링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레어셀레브를 만났다.

-아이템이 독특합니다. 플레어셀레브의 비즈니스 모델을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화훼 생산과 유통에 걸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식물을 업사이클링, 친환경 고부가가치 신소재인 플레더(Flower+leather)라는 식물 가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해 버려지는 폐식물의 양이 어느 정도인가요.

"개인 농가 기준 1㏊ 당 8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폐식물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형 농가는) 보통 매년 40억원 정도의 부담 비용이 생기기도 하고요."

-폐식물로 가죽을 만든다는 게 상상이 잘 안갑니다. 특정 식물만 사용하나요?

"특정 식물만 사용하지 않아요. 우리가 현재 개발하는 소재는 대체로 식물의 줄기를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식물 줄기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 성분을 세척, 가공해 제작하는 방식으로 가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플레어셀레브가 지향하는 것 중 하나는 모든 제품을 천연으로 제작해, 폐기할 때도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폐식물을 그냥 폐기할 때와 비교할 때, 어떤 환경적 경제적 가치가 있나요.

"기존 (폐기) 방식은 무단 방치나 불법 소각이 대부분입니다. 그와 비교하면 플레어셀레브는 업사이클링을 도입해 폐식물로 인한 환경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어요. 경제적인 효과 역시 주목할 만 합니다. 원자재를 폐식물로 수급하니 폐기 비용이 줄고, 생산한 식물 가죽을 판매하면서 수익이 발생하고요. 하나 더하자면, 플레어셀레브가 100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탄소배출 수준을 데이터화하고 있어요. 스마트팜에서 채집되는 식물 줄기가 탄소배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며, 그 식물 줄기로 가죽은 어느 정도나 만들 수 있는지 등의 데이터를 확보해 나가서, 추후 정량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 배출권 이슈를 선도할 계획입니다."

-폐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화훼 온라인 도소매플랫폼인 '모두의 꽃'을 운영하며, 유통하며 버려지는 다량의 폐식물 문제에 맞닥뜨렸습니다. 폐식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환경적 문제가 많았고, 이를 재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사업을 구상했습니다."

-판로개척은 어떻게 하고 있으신가요.

"대표적으로 디자인 가구나 인테리어 업체와 협업한 사례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비자에 맞춰 디자인하고 주문제작 형태로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협업 중인데요, 고객들이 침대나 소파 프레임 등에 우리 소재를 고를 수 있도록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내구도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시제품 개발은 어느정도 되었나요.

"완제품 기준으로 70% 정도 완료됐습니다. 현재 군포산업진흥원과 계약을 체결해 연구 개발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구성원은 어떻게 되나요?

"대표인 저와 기술개발 담당자 2명, 총 세 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유통 플랫폼을 운영할 때부터 함께 해온 멤버라 팀워크가 좋습니다. 기존 플랫폼 운영을 병행하며 피봇(Pivot)한 만큼, 기술 개발에 더 힘을 쏟고 있습니다."

-친환경 가죽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핵심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요.

"친환경 가죽 시장은 전망이 매우 밝다고 생각합니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에서 비건 제품으로 만든 백을 선보였고, 구찌에서도 사내에 천연 가죽을 만드는 팀을 신설했습니다. BMW나 벤츠 같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 역시 2025년부터 자동차 시트 등 대부분의 제품에 천연 소재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고요. 우리나라의 경우, SK네트웍스에서 버섯 배양균으로 천연 소재를 개발하는 기업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차별화 전략은 앞서 설명 드린 업사이클링입니다. 국내에서도 천연 가죽 소재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제작이 어려우니 수입에 의존하는 경향이 큽니다. 플레어셀레브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에 핵심을 두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표가 무엇인가요?

"환경에 도움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탄소량을 줄이며, 버려지는 폐식물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기업, 천연 가죽 소재의 게임체인저로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내고 싶습니다."

장은진 창업 컨설턴트 ari.maroon.c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