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전격 경질... 군 지도부 '부패' 의혹

입력
2023.09.04 08:00
젤렌스키 "새로운 접근법 필요"
후임엔 야당 정치인 우메로프 지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올렉시 레즈니코우(56)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올해 들어 불거진 국방부의 부패 스캔들이 군 수장 교체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국방장관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레즈니코우는 550일 이상 전면전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가 새로운 접근법을 갖고, 군대 및 사회 전체와 다른 형태의 상호작용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신임 국방장관으로는 루스템 우메로우(41) 국유재산기금 대표를 지명했다. 우메로우 대표는 크림 타타르인 출신 정치인으로, 야당인 홀로스당 소속이다. 러시아와의 전쟁 과정에서 전쟁포로·정치범 등 교환과 점령지 민간인 대피 등에 관여한 인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레즈니코우 장관의 경질 사유는 '부패'다. 지난 1월 국방부는 군 지도부가 외부 업체 등과 결탁해 군 납품 식자재 가격을 부풀려 계약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에도 레즈니코우 장관 경질설이 불거졌다. 2021년 11월 임명된 그는 러시아 침공 이후 내내 군을 이끌어 왔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대적인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 가입 등을 위해선 우크라이나 정부 전반에 걸쳐 부패를 근절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이유였다. 지난 2일에는 우크라이나의 손꼽히는 자산가 이호르 콜로모이스키(60)가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후원자로도 알려져 있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