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지대 침범 이어 "골란고원 인구 두 배로"… 이스라엘 '야욕'에 우려 고조
이스라엘이 현재 5만 명 정도인 골란고원 주민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이스라엘·시리아가 국경을 맞댄 골란고원은 이스라엘이 일부 지역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국제법상 시리아 영토다. 지난 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점령 후 혼란기를 틈타 시리아 내 완충지역을 추가 점령한 이스라엘이 정착촌 확대를 통해 골란고원 완전 장악을 꾀하는 것이다. 주변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의 조치가 불법인 것은 물론 중동 안보 위협을 높인다며 비판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골란고원 인구를 10만 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약 4,000만 셰켈(약 160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골란고원 내 이스라엘 정착촌 약 30곳에 거주 중인 주민 약 5만 명은 유대인과 드루즈인이 대략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다. 드루즈인은 스스로를 시리아인으로 규정하는 이슬람 시아파 소수민족이다. 해당 자금은 교육, 재생에너지 시설 등 확충에 두루 쓰일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에는 골란고원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 영토였던 골란고원 일부를 불법 점령한 이스라엘은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공통 성지이자 시리아와 레바논을 군사적으로 견제하기 유리한 골란고원을 독차지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려왔다. 지난 8일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축이 된 반군 공격으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하자마자 유엔이 설정한 시리아 내 완충지대까지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진입시킨 이유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골란고원 인구 확충 계획 승인 뒤 성명을 통해 "골란을 강화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기에 우리는 계속 골란고원을 붙들고 꽃을 피우고 정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 작전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이스라엘은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장기 국방 예산 방향을 논의하는 나겔위원회에서 "최근 시리아에서 발생한 일로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의 강도가 커졌다"며 국방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시리아 과도정부 실권자인 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옛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14일 "시리아는 수년간 이어진 갈등과 전쟁으로 지쳐 있기에 추가적 파괴로 이어질 분쟁에 끌려가지 않고자 한다"며 온건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시리아에 대한 적대적 행위를 '불가피한 조치'라며 정당화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시리아와 맞서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시리아가 우리를 계속 공격했고, 시리아 땅에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공격하도록 허용했으며, 시리아 땅을 통해 이란이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에 무기를 공급하도록 허용했다"고 강조하면서다. 아랍 국가들은 일제히 이스라엘 비판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 계획을 "시리아가 안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각각 "시리아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련의 침략은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골란고원 점령 확대는 역내 추가 긴장을 유발한다"고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