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대통령에 타르만 샨무가라트남(66) 전 부총리가 당선했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선거 당국은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타르만 후보가 70.4% 득표율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인도계인 타르만 후보는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 등에서 근무한 경제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여당 인민행동당(PAP) 정권에서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2001년 정계에 진출한 그는 2020년까지 총 다섯 차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교육부·재무부 장관, MAS 청장 등에 이어 2011∼2019년 부총리를 지냈고, 이후 선임장관으로 일했다.
의원내각제인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가 통합을 추진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실질적으로는 총리가 정치와 행정 등 각 분야에서 최고 권한을 가진다. 초대 총리였던 리콴유 총리의 장남인 리셴룽이 2004년 총리직에 올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통령은 국고 사용 동의권, 주요 공직자 임명 동의권 등을 통해 제한적으로 내각 견제권을 행사한다.
이번 대선은 1991년 개헌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싱가포르에서 1993년, 2011년에 이어 세 번째 치러진 선거다. 싱가포르는 다인종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수인종 출신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도록 2016년 헌법을 고쳐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인종으로 대통령 입후보 자격을 제한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말레이계에만 출마 자격이 주어져, 당시 유일하게 자격 요건을 충족한 할리마 야콥 당시 국회의장이 투표 없이 당선됐다. 할리마 대통령이 재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실시된 이번 선거에는 모든 인종이 후보로 나설 수 있었다. 대통령 임기는 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