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뱅크런)로 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았던 새마을금고의 경영 상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예수금이 이달 들어 순유입으로 반전하고, 전체 연체율 상승폭도 최근 다소 둔화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새마을금고는 "급한 불은 껐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은 자기 돈이 들어간 '개별 금고'의 경영지표를 더 유심히 보고 있어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31일 공개한 새마을금고의 상반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총자산은 290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84조 2,000억원)과 비교해 2.3% 증가했다. 총수신도 지난해 말 251조 4,000억원에서 올해 6월 259조 4,000억원으로 3.2% 늘었다.
전체 연체율은 5.41%로 지난해 말(3.59%) 보다 1.8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폭이 2.73%포인트(5.61→8.34%)로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폭 0.42%포인트(1.15→1.57%) 보다 더 컸다. 부실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47%로, 전년 말(3.05%) 보다 2.42%포인트 상승했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대출 연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탓에,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36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783억원 순이익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대부분 지표가 나빠졌지만, 새마을금고는 최근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 점을 적극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말 전체 연체율은 5.31%, 기업대출 연체율은 8.16%로, 증가세가 꺾였다"며 "7월에만 1,4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1~7월을 보면 247억원 순이익(잠정)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이자비용 감소와 연체율 관리 강화 덕분에 연말에도 순이익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영지표는 개선된다고 하지만, 고객 불안은 아직 남아있다. 연체율이 상호금융권 전체(6월 기준 2.42%) 보다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비롯한 기업 대출 비중(56%)이 개인 대출(44%) 보다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PF 대출이 많아 부동산 시장 악화 등 상황 변화에 더 취약한 구조인 만큼, 안심하기엔 이르다.
새마을금고에 돈을 맡겨 놓은 고객들은 개별 금고의 경영 상황을 더 유심히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초 정부는 연체율 10% 이상인 금고 30곳을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예고했다가 시장 안정을 위해 검사를 취소하고, 명단도 공개하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