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과 전북 순창군이 광역 경계를 넘어선 협업으로 주민의 오랜 고민이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갈등이 불거진 지 13년만이다.
3일 담양군 등에 따르면 담양군은 담양호 저수량을 늘리기 위해 순창군 구림면 도수터널의 차수벽을 철거하기로 순창군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문제의 중심에는 담양군, 장성군, 순창군, 광주광역시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주요 수원인 담양호가 있다. 영산강 유역종합사업으로 1976년 9월 담양군 금성면에 담양댐이 준공되면서 생긴 호수다. 총 저수량은 7,007만 톤, 유역면적은 6,560㏊(담양 4,720㏊, 순창 1,840㏊)이다.
댐 축조 당시 순창군 도수터널에서 24%의 물이 간접 유입되도록 설계됐으나, 지난 2010년 3월 가뭄으로 순창 주민들이 도수터널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차수벽을 설치하면서 유입 수량이 제한되고 있다. 이후 순창군의 간접유역 물이 차단되면서 담양호 평년 저수율이 50% 미만으로 낮아졌고, 올 봄 갈수기에는 최저 28%까지 떨어져 농업용수 급수에 큰 불편을 겪은 지역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제한 급수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었다.
'농업용수 부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병노 딤양군수가 직접 최영일 순창군수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10여 차례 면담한 끝에 해결의 물꼬를 텄다. 7월 26일 순창군 구림면 이장회의 때 주민설명회를 열어 담양군의 오랜 숙원인 차수벽 철거가 최종 결정됐다. 차수벽이 철거되면 평년 저수율이 20% 상승하고, 10일만 여유 수량을 취수하면 800만 톤(담양호 저수율의 10%)을 확보할 수 있어 매년 물 부족으로 인한 농민 불안이 해소될 전망된다.
이병노 담양군수는 "전남·북 광역단체를 넘어 상호 협력을 통한 민원 해결의 대표사례가 될 것"이라며 "상생을 위한 큰 결정을 내려주신 순창군민과 최영일 군수에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