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설립된 신생기업(스타트업) 키햐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로 술을 주문하면 오프라인 음식점에서 받을 수 있는 이색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마트 등 일반 매장보다 다양한 술을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술을 찾을 때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하는 것을 막기 위한 국세청의 주류 통신판매 관련 고시에 따라 직접 대면해서 술을 찾아야 합니다.
이색 서비스만큼 이곳은 독특한 기업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데이로 정해서 모든 직원이 일하지 않고 주로 주류와 관련된 문화 활동을 즐깁니다. 박영욱 키햐 대표는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색다른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문화데이를 시작했습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주류 상가를 다녀오고 제주도 주류 시장으로 유명한 동문시장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김지애 키햐 콘텐츠 마케터는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주류&와인박람회' 참관을 가장 인상 깊은 문화데이 활동으로 꼽았습니다. "그곳에서 각종 술을 시음했어요. 몰랐던 술을 알게 돼 새로운 세상을 경험한 기분이었죠. 전시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며 많은 사람이 술을 즐기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어떤 술이 인기 있는지 유심히 살펴봤죠."
염수민 키햐 마케팅 이사는 전시장을 찾은 남녀가 주종에 따라 갈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여성은 자두나 망고 맛이 나는 일본 술 '코타카라'를 선보인 달콤한 과일 사케 전시관을 많이 찾았고, 남성들은 위스키와 와인 전시관에 많았어요. 주류 박람회를 많이 찾는 여성들이 늘어난 것도 과거와의 차이점이죠."
문화데이 행사의 일환으로 술을 만드는 양조장을 찾기도 합니다. 김건용 키햐 사업개발 이사는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위스키 양조장인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를 다녀왔습니다. "이곳에서 제조 과정을 보며 제조 단계별 위스키를 마셔 봤어요. 직접 보고 체험하니 위스키를 더 잘 알 수 있었죠."
정지우 키햐 부대표도 남양주의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에서 위스키 보관 통에 따라 다른 맛이 난다는 사실을 체험했습니다. “그동안 위스키 만드는 과정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공부했어요. 글로만 읽다가 위스키 양조장에 가서 창고에 쌓여 있는 보리 더미를 보고 직접 냄새도 맡으니 좋았죠. 같은 증류소에서 만드는 위스키라도 보관 통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신기했어요. 보관 통을 만드는 나무 종류가 다르거나 담았던 내용물에 따라 다른 맛이 나요. 만약 와인을 담았던 통에 위스키를 숙성시키면 위스키에서 와인의 풍미가 나죠."
앞으로 박 대표는 기업의 특성을 살려 주류에 얽힌 독특한 문화데이를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하루하루 너무 바쁘게 생활할 때가 많은데 문화데이를 통해 잠시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요. 경남 창원에 있는 굿데이뮤지엄 주류 박물관과 해외 양조장도 가고 싶어요. 또 영화, 뮤지컬, 스포츠 경기 관람 등 다양한 문화데이 행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